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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타나티얌(Bharatanatyam)의 기원: 고대 인도의 신성한 춤

by ikari2sh 2024. 9. 26.

바라타나티얌(Bharatanatyam)은 인도의 고대 전통 춤으로, 타밀나두 지역에서 유래했습니다. 그 기원은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인도의 종교와 신화, 특히 힌두교의 신성한 의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바라타나티얌은 원래 신전에서 수행되던 춤으로, 주로 힌두교 사원에서 신에게 바치는 헌신의 일환으로 여겨졌습니다. 이 춤은 힌두교의 경전 중 하나인 "나티야 샤스트라(Natya Shastra)"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이 경전은 춤과 연극에 대한 고대 지침서로, 인도 춤의 모든 측면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바라타나티얌은 음악, 움직임, 표정, 손동작을 통해 신화 속 이야기를 표현하는 종합 예술입니다. 춤 자체는 크게 세 가지 요소로 나뉩니다. "바(Bha)"는 표현적인 얼굴 표정, "라(Ra)"는 리듬, "타(Ta)"는 춤사위를 의미하며, 이들이 결합되어 신과의 소통을 상징하는 춤을 완성합니다. 바라타나티얌은 단순한 예술이 아니라 종교적 의식을 담고 있는 신성한 춤으로, 무용수는 신의 이야기와 교훈을 전달하는 매개체로 여겨졌습니다. 춤을 출 때 무용수의 표정과 몸짓은 매우 중요하며, 이는 그들이 표현하는 신화적 인물의 감정과 상황을 나타냅니다.

 

초기에는 데바다시(Devadasi)라 불리는 사원 무용수들이 바라타나티얌을 주로 수행했습니다. 이들은 사원에서 봉사하며 신에게 헌신한 여성들이었으며, 그들의 춤은 신에게 바쳐진 일종의 종교적 의식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바라타나티얌은 단순한 춤이 아니라, 신성과 연결된 행위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 전통은 점차 사라지고, 근대에 들어서는 대중적인 무대 공연 형태로 변모하게 됩니다.

 

 

바라타나티얌의 춤사위와 음악: 세밀한 표현과 상징

바라타나티얌은 독특한 춤사위와 정교한 손동작(무드라)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춤은 대개 앉은 자세에서 시작해 점차 역동적인 동작으로 전환되며, 각 동작은 매우 정확하고 세밀하게 표현됩니다. 무용수는 신체의 모든 부분을 사용하여 감정과 이야기를 전달하며, 특히 눈, 손, 발의 움직임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바라타나티얌의 춤사위는 강렬한 리듬감과 정교한 발놀림을 특징으로 하며, 발목에 찬 방울(살랑가이)의 소리와 함께 박자를 맞추는 방식으로 춤을 구성합니다.

 

바라타나티얌에서 사용되는 손동작, 즉 무드라(Mudra)는 그 자체로 언어적 역할을 합니다. 무드라는 특정한 상징이나 개념을 나타내며, 이를 통해 신화 속 이야기를 보다 구체적으로 전달합니다. 예를 들어, 손가락을 접고 펴는 동작으로 다양한 동물, 사람, 신을 표현하며, 이러한 손동작은 춤의 서사적 요소를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춤추는 동안 무용수는 얼굴 표정을 통해 기쁨, 슬픔, 분노 등의 감정을 표현하며, 이러한 표정 변화는 춤의 감정적 깊이를 더해줍니다.

 

음악은 바라타나티얌에서 또 다른 핵심 요소입니다. 카르나틱 음악(Carnatic Music)이라 불리는 남인도 전통 음악이 주로 사용되며, 이는 바라타나티얌의 리듬과 동작을 지탱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악기는 주로 미스터리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베이나(Bayana), 드럼, 바이올린, 반주 등을 사용하며,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음악은 춤의 감정적 표현을 극대화하고, 무용수와 관객이 함께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춤의 구조는 주로 세 부분으로 나뉘며, 알라리푸(Alarippu)로 시작해 바르남(Varnam)으로 감정을 극대화하고, 마지막으로 틸라나(Tillana)에서 화려하고 역동적인 동작으로 마무리됩니다. 이러한 구조는 춤이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로서 전개되도록 만듭니다. 각각의 춤은 신화 속 인물의 이야기를 전하며, 춤을 통해 신화와 종교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바라타나티얌의 현대적 부흥: 예술로서의 자리매김

바라타나티얌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반까지의 인도 사회 변화 속에서 그 인기가 하락하는 시기를 겪었습니다. 특히 영국 식민지 시대 동안 바라타나티얌은 일부에서 비도덕적이라고 여겨져 사원에서의 공연이 금지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데바다시 전통도 거의 사라지게 되었고, 바라타나티얌은 점차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습니다. 그러나 20세기 중반, 인도의 문화적 부흥 운동과 함께 바라타나티얌은 다시 한 번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루쿠미니 데비 아룬달(Rukmini Devi Arundale)은 바라타나티얌의 현대적 부흥을 이끈 인물로, 그녀는 이 춤을 사원 밖으로 끌어내어 대중적인 공연 예술로 변모시키는 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루쿠미니는 1930년대 바라타나티얌을 복원하고 현대 무대에서 선보임으로써 이 전통 춤을 부활시켰습니다. 그녀는 춤사위와 의상, 음악의 정통성을 유지하면서도, 보다 세련되고 대중적인 형태로 발전시켜 널리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날 바라타나티얌은 인도의 대표적인 전통 춤으로, 전 세계적으로 공연되고 있습니다. 이 춤은 단순한 전통 예술을 넘어, 현대 무용수들과 안무가들에게도 영감을 주는 예술적 장르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현대의 바라타나티얌은 여전히 전통적인 요소를 지키고 있지만, 다양한 현대적 해석과 결합되며 새로운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국제 무대에서도 바라타나티얌은 예술성과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으며, 인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공연되고 있습니다.


바라타나티얌은 인도 문화와 종교, 예술이 혼합된 종합적인 예술 형태로, 그 역사적, 종교적 의미는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습니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이루며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는 바라타나티얌은 인도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춤입니다.